(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영남알프스 가을 풍광의 절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계적인 산악영화 축제인 '제9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이 영화제는 산악스포츠, 산악문화, 모험, 탐험, 자연과 환경 등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는 국내 유일 국제 산악영화제다.
영화제 사무국은 22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9회 영화제 특징, 개·폐막작, 주요 상영작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함께 오르자, 영화의 산(山)'이다.
전 세계 75개국 752편 출품작 가운데 엄선한 28개국 97편 영화를 소개한다.
국제경쟁 12개국 19편, 아시아경쟁 12개국 10편을 비롯해 산, 자연, 인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올해 영화제는 기존 주 무대였던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더해 남구 울산대공원 청소년광장 일원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두겸 울산시장은 인사말에서 "온 가족이 즐기는 축제로 만들고자 가족형 상영관 구성 등 대상과 장소에 맞춘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했다"라면서 "한해 한해 영화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휴고 클루조 감독의 다큐멘터리 '눕체:정상을 향해'다.
이 작품은 불가능해 보였던 젊은 등반가들의 눕체 등반을 따라가며 그들의 열망과 불안, 연대를 탐구하는 인간적인 모험의 이야기를 담았다.
뉴질랜드산악영화제와 프랑스 샤모니영화제 대상, 영국 켄달산악영화제와 스위스 디아블레렛산악영화제 최우수산악영화상 등을 받은 수작이다.
영화 주인공이자 2018년 황금피켈상 수상자인 헬리우스 밀레리우가 영화제를 방문해 개막작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폐막작은 2023년 작고한 페마 체덴 감독의 유작 '스노우 레오파드'다.
티베트 고원의 눈표범과 인간의 교감, 전통과 현대성의 공존에 대한 철학을 감독 고유의 스타일로 표현한 픽션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 등에서 소개된 이 영화는 산·자연·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을 이야기하는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메시지를 잘 대변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제 측은 올해 전통적인 가족부터 반려 가족에 이르기까지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여러 섹션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클라이밍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 코디 캐멀런의 스토리 '디어 마더', 천재에게는 어떤 교육과 부모의 지원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클라이머 아시마 시라이시의 이야기 '아시마' 등은 산악영화임에도 부모와 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이 밖에 야생동물 수달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빌리 앤 몰리:사랑해 수달', 가족 내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한국영화 '여름이 지나가면'과 '장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국제산악영화제협회(IAMF) 총회가 개최돼 국제 산악영화제로서 위상을 드높인다.
2000년 출범한 IAMF는 5대륙 27개 단체(25개 영화제와 2개 산악박물관)가 가입돼 있으며,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2017년 가입해 아시아 대표로 활동 중이다.
엄홍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는 '확장'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는데, 영화제 외연을 넓혀 새로운 관객층을 발굴하고 IAMF 총회 개최를 통해 세계 3대 산악영화제 위상을 강화하고자 한다"라면서 "특히 올해는 내년 영화제 10주년을 준비하는 단단한 디딤돌이자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저명한 산악인들도 영화제를 찾아 관객과 만난다.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UMCA) 수상자인 '평화의 탐사가' 하리시 카파디아, 74세의 나이로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송귀화, 클라이밍 전 국가대표 선수인 사솔·이민영 등 여러 산악인과 클라이머가 방문한다.
이들은 영화 상영, 강연, 토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하며 위대한 도전의 가치를 나눌 예정이다.
27일 오후 6시 30분 복합웰컴센터 움프시네마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개막작 상영 후 가수 윤복희 공연이 이어진다.
영화제 기간에는 무성영화를 새롭게 해석해 선보이는 '진수영 시네마 앙상블' 공연, 밴드 'SURL'(설)과 '라쿠나', 가수 '십센치' 등의 무대도 펼쳐진다.
10월 1일 오후 6시 30분 움프시네마에서 열리는 폐막식은 폐막작 상영에 이어 가수 이승기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이밖에 마리오네트 체험, 별자리 탐사대 등 어린이와 청소년부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했다고 영화제 측은 밝혔다.
이순걸 영화제 이사장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위로와 힘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가을 억새가 절경인 울주의 영남알프스와 울산시민의 쉼터인 울산대공원에서 시민과 군민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제9회 영화제 홍보대사 위촉식도 함께 진행됐다.
홍보대사인 '움피니스트'로 선정된 배우 유이는 "영화가 전하는 도전 정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제가 가진 밝은 에너지로 영화제를 방문하는 모든 분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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