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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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08:41 | 최종 수정 2024.04.08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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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올 1월 취임 초기 여유로이 미소를 머금고 셀카를 찍던 모습은 오간데 없다. 요새는 쫓기는 듯한 표정으로 야권을 향해 욕설에 가까운 거친 언사를 쏟아낸다. 아마 조국혁신당이 등장한 이후부터로 추정된다.
근래 한 위원장은 후보 지원 유세에서 개헌저지선을 자주 언급한다.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면 야권 좌파들에 의해 나라가 망하게 될 것이라는 논조로 보수층의 지지를 호소한다. 그가 난데없이 개헌을 들먹이며 망국 운운하는 건 노년 등 보수층의 위기감 조성을 위한 책략에 다름아니다.
물론 야권이 200석을 확보하면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개헌의 당위성이 요구되는 어떠한 이슈도 없다. 한 위원장은 야권이 200석을 확보하면 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표면상 개헌만 내세우고 있다.
오는 4월 10일 총선에서 야권이 총 300석 중 2/3인 200석을 확보하면 개헌 외 대통령을 탄핵소추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채상병 사망사건으로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수사 중지를 명령하는 월권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총선에서 야권이 200석을 넘어서면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을 무력화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야권이 200석을 확보해서 특검안을 제출하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3년은 길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 실시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게 다른 무엇보다 단기간에 비례대표정당 지지도 1위에 올라서서 범국민적 지지를 받게 되는 이유로 판단한다. 그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제대로 풀어준 것이다.
어제 마감한 총선 사전투표에서 31.28%나 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다. 이는 지난 총선보다 4.59%p 높은 수치이다. 국민의힘은 사전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다는 통설은 깨진지 오래라며 "우리가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의 사전투표율이 41.19%로 가장 높은데, 그들이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위해 투표장을 찾았을까. '김건희 특검' 성사를 위해 일찌감치 투표장을 찾은1천385만명의 국민들이 배꼽을 잡을 일이다.
지난 2년간 나락으로 떨어진 국격 회복이 시급하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외유를 떠나 명품매장을 싸돌아다녀서 '옷걸이'란 별칭을 얻고, 아시아 모든 국가가 반대하는 일본 오염수 방류를 가장 인접한 한국이 찬성하는 기행을 보인 대통령 부부를,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전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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