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없는 1,450만원 관광산업 활성화 연수

서동욱 남구청장 "태백시 초청으로 태백산눈축제 벤치마킹을 위한 공무"
태백시 "태백산눈축제 관련 울산남구 초청도, 벤치마킹 수행도 한 적 없다"
울산시민단체 "사실상 놀자판 관광과 여흥이 아니었는지 의심"

박태환 승인 2024.02.23 12:31 | 최종 수정 2024.02.25 01:30 의견 0
남구의회 제257회 임시회에서 임근택 의원의 구정 질의에 답변하는 서동욱 남구청장. 서 구청장은 이날 임 의원의 강원도 연수 관련 질의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서로 윈윈하자' 등의 발언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월권을 견제 감시하는 의회의 역할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구의회

서동욱(61) 남구청장이 지난해 12월 1일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임서를 제출한 후 10일 후에 사임서를 철회하고 8일 만에 강원도로 고위 공무원 및 지역유관단체 임원들과 2박 3일 연수를 떠난 데 대해 시민단체가 '놀자판 관광'이 의심된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울산시민연대 남구지역모임은 "단체장의 국내 출장 계획이 이렇게 급작스레 진행되는지 의문"이라며 "겨울철 태백시로의 연수가 관광성은 아닌지 확인키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계획서만 존재할 뿐 출장지출세부내역서, 출장결과보고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 구청장은 사퇴 번복이라는 낯부끄러운 정치 행보를 보이며 남구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계획상 16명이 도합 1,450만원짜리 여행을 진행하고도 세금 집행 내역도, 출장 보고도 없어 정상적인 공무집행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남구청과 태백시에 따르면, 서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19일 남구청 행정지원국장·보건소장 등 고위 공무원 및 체육회·주민자치협의회·새마을회·통장협의회 등 지역 유관단체 회장단 16명과 강원도로 연수를 떠났다.

이에 대해 남구의회 제257회 임시회에서 임근택 의원(복지건설부위원장)이 구정 질의를 하자, 서 구청장은 "교류도시 태백시의 공식 초청으로 태백산눈축제 벤치마킹을 위한 공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태백산눈축제를 주관하는 태백시 관광문화과와 태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제31회 태백산눈축제와 관련해 울산 남구를 초청한 적도 없고, 벤치마킹 업무를 수행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 태백시 홈페이지 교류도시 울산남구 현황에는 '2023. 1. 27. ~ 1. 29. 제30회 태백산 눈축제 내방(전경술 부구청장 외 3명)'으로 기재가 되어있고, 이후 제31회 태백산눈축제 관련 내방 기록은 없었다. 태백시 교류도시 관리 부서에서도 서 구청장의 내방 사실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 부서 관계자는 "울산 남구에 확인해 보니 태백산눈축제 관련 벤치마킹 팀을 파견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태백시청 부속실에 알아본 결과, 서 구청장 일행이 연수를 떠난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5시 30분께 태백시청을 방문해 이상호 시장을 예방하고 이날 저녁 만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 오전 태백시청 직원의 안내로 무릉별유천지 등 관광시설을 둘러본 후 오후에는 강릉시로 이동해 1박2일간 스카이밸리·카페거리·오죽헌 등을 둘러보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구청장 일행은 1,450만원이 소요되는 공무 출장임에도 태백시나 강릉시에서 보도용 사진이나 영상 등을 일체 남기지 않았으며, 두 도시 모두 보도자료나 홈페이지에 교류 도시 울산 남구의 벤치마킹 내방 기록이 전무하다. 심지어 서 구청장은 태백시만 방문하고 일행들이 강릉시를 방문하기 이전에 먼저 울산으로 돌아왔다는 설이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관계자는 "서 구청장은 남구의회 질의 답변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벤치마킹이라는 알맹이 없는 말로 일관했다"라며 "시민 세금으로 진행한 국내연수가 사실상 놀자판 관광과 여흥이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으며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인 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