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실시간으로 모양·특성 조절하는 메타 물질 개발"

김지윤 교수팀 "충격 에너지 흡수·힘 전달 재료로 활용"

박태환 승인 2024.02.05 18:5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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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김지윤 교수와 제1저자 최준규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실시간으로 모양과 성질을 바꿀 수 있는 물질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5일 UN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김지윤 교수팀은 실시간으로 물질의 모양과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메타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설계된 모양과 특성을 바꿀 수 없거나 제한적으로만 변화할 수 있었던 기본 메타 물질과 달리 실시간으로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타 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과는 달리 특별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도록 설계된 인공 물질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젤리와 같은 일반적인 물질은 세로 방향으로 누르면 가로가 늘어나지만 메타 물질은 세로 방향으로 눌러도 가로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건축, 항공,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메타 물질의 기본 단위 구조가 되는 메타 픽셀에 액체 또는 고체로 변하게 만드는 녹는 점이 낮은 합금을 융합했다.

이어 융합된 합금의 상태가 변화하는 것을 픽셀 단위로 조절하면서 메타 물질의 다양한 성질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융합된 합금을 통해 디지털 패턴의 정보(0=액체, 1=고체)를 표현하고, 실시간으로 디지털 패턴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입력된 디지털 패턴을 통해 메타 물질의 모양, 강도, 변형 비율 등이 실시간으로 조절된다.

연구팀은 개발한 메타 물질의 활용 예시로 '적응형 충격 에너지 흡수 물질'을 시연했다.

이 물질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따라 알맞게 성질을 변형하고, 보호하는 대상에 전달되는 힘을 최소화해 손상이나 부상의 가능성을 줄였다.

연구팀은 또 메타 물질을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힘을 전달할 수 있는 '힘 전달 재료'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김지윤 교수는 "개발한 메타 물질은 기존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 기기뿐만 아니라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과도 원활한 호환을 할 수 있다"며 "스스로 학습하고 주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소재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달 25일 정식 출판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한국재료연구원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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