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영부인과 디올백: 한국을 강타한 정치적 위기

박태환 승인 2024.02.03 11:24 | 최종 수정 2024.02.04 10:41 의견 0

뉴욕타임즈가 2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BBC‧가디언‧로이터통신을 비롯해 산케이신문, 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 등이 주요하게 보도한 데 이어 뉴욕타임즈도 관련 의혹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하 내용은 뉴욕타임즈의 <영부인과 디올백: 한국을 강타한 정치적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 전문을 구글로 번역해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침체된 경제, 치명적인 군중 압사, 호전적인 북한의 핵 위협 등과 씨름하고 있었다. 그 후 훨씬 더 개인적인 스캔들이 발생했는데, 그의 아내가 2,200달러짜리 디올 파우치를 선물로 받는 모습이 담긴 스파이캠 영상이었다.

이는 윤 대통령에게 가장 큰 정치적 위기 중 하나로 빠르게 확대되었는데, 그는 자국 안보를 미국 및 일본과 긴밀히 연계시킴으로써 외교 정책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국내 논란으로 인해 수렁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말 공개된 김 씨의 영상은 윤 대통령과 그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 사이에 균열을 일으켰다. 한 고위 당원은 김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그녀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다. 그리고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점점 더 양극화되는 정치 분위기 속에서 중요한 의회 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남편의 그늘에 머물렀던 과거의 영부인들과는 달리, 김 씨는 언론의 관심을 즐겼고, 심지어 윤석열 정부에게 식용 개 사육과 도살을 금지하도록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김 씨는 윤 대통령이 그녀를 위해 요리하겠다고 맹세하고 "지난 10년 동안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하면서 그녀에 대한 윤 대통령의 헌신에 대해 자랑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하던 2021년, 그녀는 미술 전시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이력서를 부풀린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던 중 그녀가 남편의 선거운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을 몰래 녹음한 기자와의 대화가 공개됐다. 그녀는 윤 대통령을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라고 불렀다. 그녀는 또한 "'내가 권력을 잡는다면' 비우호적인 언론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씨는 윤 대통령 당선 전 주가 조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김 씨와 마찬가지로 아내의 혐의를 부인해온 윤 대통령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2012년 김 여사와 결혼한 것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라고 말한 윤 대통령은 최근 폭로된 '디올 영상'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이 영상은 2022년 9월 최재영이라는 한국계 미국인 목사가 손목시계 안에 카메라를 숨겨 촬영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첫 보도는 그로부터 1년여 뒤에야 나왔는데, 이 채널은 김 씨가 기자와 나눈 대화를 공개한 서울의 소리(Voice of Seoul)라는 좌파 성향의 매체였다.

영상에는 최 목사가 대통령 관저 밖에 있는 김 씨의 개인 집무실을 찾아가 선물을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왜 자꾸 이걸 가져오세요?" 김 씨의 말이 들린다. "제발, 이러지 않아도 돼요."

최 목사는 남북한 우호관계를 옹호하는 반면,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김 씨를 알게 됐고,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뒤 김 씨의 사무실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1,300달러짜리 샤넬 화장품 선물세트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 목사는 김 씨가 정부 고위 관료 임명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엿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그녀를 '폭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소리(Voice of Seoul) 기자는 그에게 몰래카메라와 송아지 가죽 디올 파우치를 건넸고, 최 목사는 디올 가방 사진을 김 씨에게 보내며 다시 만나자고 요청했다.

최 목사는 영부인과의 만남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두 번뿐이었고, 값비싼 선물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려야 접견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공무원과 그 배우자는 잠재적인 이해 상충이 없더라도 $750 이상의 선물을 받는 것이 금지된다.

최 목사는 "그 선물은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김 씨는 "남북관계에 적극 관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해 자신의 역할을 과도하게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디올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김 씨는 한 달 반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씨는 2021년 "남편이 당선되면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한 사과 이후 자신에 대한 다양한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보수 일간지 동아일보의 한 칼럼니스트는 "이 나라 보수세력은 더 이상 '김건희 리스크'를 짊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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